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기술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반도체 칩을 자체 개발해 처음으로 선보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이날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 ‘이그나이트 콘퍼런스’에서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마이아 100’을 고성능 컴퓨팅 작업용 중앙처리장치(CPU) ‘코발트 100’과 함께 공개했다. 마이아 100은 현재 AI 반도체 칩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엔비디아의 GPU와 유사한 형태로 생성형 AI의 기본 기술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구동을 위해 설계됐다. MS는 이 칩을 개발하기 위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MS는 마이아 100을 외부에 판매할 계획은 아직 없으며 자체 AI 기반 소프트웨어 제품과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만큼 엔비디아가 80% 이상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 중인 AI 칩 시장 판도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MS는 자체 칩 개발을 이어가는 한편 엔비디아가 개발한 최신 GPU 제품인 H200을 AMD의 MI300X 등과 함께 자사 AI·클라우드 서비스에 내년 중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번 마이아 100 출시가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AI를 실제로 운용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에서 탈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의 독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해지며 가격이 크게 올라 빅테크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컸었다. MS뿐 아니라 구글과 아마존 등도 AI 칩 자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도 “AI 칩 자체 제작을 통해 MS는 하드웨어 성능과 가격 면에서 이점을 가지게 될 것이며 특정 공급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