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전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언급하며 용퇴를 거듭 압박한 것에 대해 연일 강하게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도 인 위원장에게 전달한 메시지는 없다며 사실상 지도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지도부와 혁신위의 갈등이 잦아들지 관심이 쏠린다.
◆지도부, ‘혁신위에 끌려가지 않겠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이 ‘윤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끝까지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는 발언에 대해 “당 내부 문제는 당 공식기구가 있다”며 “당 지도부가 공식 기구와 당내 구성원들이 잘 협의해서 총선 준비를 하고, 잘 작동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띄운 혁신위가 지도부의 용퇴를 거론하며 쇄신의 속도를 올리자 이를 제어하며 인재영입위원회와 총선기획단을 통해 다시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 4호 혁신안 이후 거취 주목
조기 해체를 언급하며 각을 세웠던 혁신위는 이날 한 발 물러섰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서면 입장을 내고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으며, 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혁신위도, 당 지도부도 한마음으로 합심해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는 내년 총선 비례대표 명부 당선권에 45세 미만 청년을 50% 할당하는 내용 등이 담긴 3호 혁신안을 보고 받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는 혁신위의 치열한 논의와 발전적인 방안에 대해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절차상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의결은 하지 않았다.
혁신위는 17일 회의를 열고 4호 안건으로 대통령실 출신 인사의 내년 총선 전략공천을 배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혁신위가 권고안으로 낸 중진의 험지 출마 요구가 대통령실 인사들의 공천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의구심을 해소하는 의도로도 읽힌다.
혁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4호 혁신안에 대해 “공천 기준과 관련해 도덕성과 엄격한 공정성, 대통령실에서 내려오는 분들에 대한 공평·공정 경쟁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문제” 등이 논의 될 전망이라고 했다. 혁신위는 중진 희생 권고안을 정식 안건으로 의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