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기조·난이도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9월 모의평가는 전반적으로 킬러문항이 없으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평가원은 출제 과정에서 올해 수능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N수생’ 비중을 고려하고, 킬러문항을 점검하는 절차를 통해 킬러문항 배제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올해 처음 수능 출제경향 분석에 나선 EBS 현장 교사단과 입시업체들도 “EBS 연계율이 높지만 선지를 까다롭게 구성해 쉽게 풀 수 있는 시험은 아니었다“며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고 평가했다.
◆국어·영어 전년보다 어려워
16일 입시업체들은 올해 수능 국어는 평이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 수능은 물론 비교적 변별력 있는 시험으로 평가됐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도 다소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수능 134점, 올해 9월 모의평가 142점이었다. 표준점수는 개인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점이 낮아지면 만점자가 받는 최고점은 올라간다. 통상 최고점이 145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 135점 이하면 쉬운 시험으로 본다.
◆수학 전년 수능과 비슷
수학은 대체로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잡한 풀이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항이 곳곳에 배치됐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수능 145점, 올해 9월 모의평가 144점이었다. 최고점이 비슷하게 나온다면 비교적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 오후 10시 기준 EBSi가 예측한 최고점은 147점이었다.
입시업계에서는 특히 최상위권에게는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까다로운 시험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9월 모의평가는 초고난도 문항이 줄고 중고난도 문항이 늘면서 만점자(2520명)가 전년 수능(934명)의 2배 넘게 급증한 바 있다. 이번 수능에서는 9월 모의평가에서 최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출제진이 높은 N수생 유입까지 고려해 최상위권을 겨냥한 문제를 늘렸다는 평이 우세하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교사(인천 하늘고)는 “(최상위권이 느끼는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 사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국어·수학·영어 난도가 올라간 데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재수생이 많아진 것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득점 수험생, 재수생에게는 매력적인 시험이 됐겠지만, 그렇지 않은 고3 수험생들은 상당히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어의 난도가 올라가면서 수학 고득점자인 이과생이 유리한 ‘문과침공’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적분'과 ‘기하’가 고득점에 여전히 유리한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과생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등급 커트라인은 확률과 통계 선택자 91∼93점, 미적분 82∼85점, 기하 88∼89점으로 추정됐다. 작년 수능에서는 확률과 통계 88점이었다. 반면 미적분과 기하는 작년과 유사한 수준에서 1·2등급이 구분될 것으로 추정됐다. 종로학원은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표준점수를 높게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