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023년 한국 물가상승률 3.6%로 상향… 성장률 전망은 1.4% 유지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6%, 내년 2.4%로 모두 상향 조정했다. 다만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내년도 말에는 정부의 목표 물가인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러한 내용의 ‘2023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헤럴드 핑거 IMF 미션단장 등 총 6명의 미션단이 지난 8월 말부터 2주간 한국을 방문해 기획재정부 등과 실시한 면담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3.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제시한 3.4%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종전 2.3%에서 0.1%포인트 상향된 2.4%로 내다봤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무장정파 간 무력충돌 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큰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물가 상승세의 지속적인 둔화로 내년 말에는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물가안정을 위해 현재의 고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는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는 한국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 개선, 관광산업 회복 등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4%, 내년 성장률은 2.2%로 종전 수준을 유지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주요 교역국의 수요 부진 등으로 올해는 1.3%(GDP 대비)에 머무르겠지만 점차 개선돼 중장기적으로 4.0%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분석했다.

 

IMF는 한국의 금융부문에 대해서는 “높은 가계 및 기업부채, 비은행 금융기관 PF 대출 등 잠재적 불안요인이 존재하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충분한 금융자산 보유량, 엄격한 거시건전성 규제 등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IMF 본부 모습. 신화연합뉴스

하지만 금융지원은 취약가계·기업에 대해서만 한시적·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규제 강화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MF는 또 잠재성장률 제고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고용형태, 근로시간, 임금구조 등 고용 관련 제도를 보다 유연화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장기 재정건전성과 높은 노인빈곤율을 균형 있게 고려해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