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 피해서 인도네시아 향한 로힝야 난민… 사흘간 약 600명 도착

인도네시아에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배가 또 한 척 도착하면서 사흘 동안 도착한 난민의 수만 약 600명에 육박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의 소수 무슬림 민족으로, 미얀마 군부의 박해를 피해 인근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로 매년 수백 명이 탈출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로힝야족 난민 249명을 태운 목선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를 출발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에 도착했다. 

낡은 목선을 타고 바다를 건넌 로힝야 난민 200여 명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 해변에 상륙해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난민선이 보이자 주민들이 해변으로 달려가 이들이 배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일부 난민들은 육지로 뛰쳐나갔고, 몇몇 주민들은 이들에게 물과 식량을 제공하면서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자리를 옮겨 인근 무아라 바투에서 임시 상륙 허가를 받고 배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체주 정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로힝야족을 실은 난민선이 3척이 연달아 도착하면서 사흘 동안 총 592명이 상륙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인도네시아 대표부의 미트라 살리마 수르요노 대변인은 “당국과 지역 주민들이 계속해서 난민들이 착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인도네시아가 유엔 난민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난민을 수용할 의무도 능력도 없다”고 난색을 보였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촌으로 약 100만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은 2016년부터 미얀마 군부의 진압 작전을 피해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 또한 방글라데시에서 시민권을 거부당한 채 임시 텐트에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 없이 열악한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무슬림이 다수인 인도네시아로 떠나는 난민선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UNHCR은 지난해 2000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이 배에 올랐고, 이 중 약 200명은 바다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