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국가산단 한 업체에서 일하던 40대 생산직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 후, 유족들이 직장 내 따돌림과 모욕 등이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16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여수산단내 대기업 공장에서 일하던 A(40대)씨가 합작회사에 파견 배치된 수개월만인 지난달 28일 여수시 2청사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건강상 이유로 합작회사에 파견됐으나, 지난 9월쯤 공장 정비 기간 동료 직원과 교대 근무가 아닌 주간 근무에 들어가면서 부터 따돌림이 시작됐다고 유족 측은 주장했다. 그가 근무평가와 자격증 보유 등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 대상에 먼저 포함된 것을 두고 시기와 질투를 받았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아내와 8살 아들, 5살 딸을 둔 가장인 A씨는 친척을 통해 견디기 어려운 점을 호소했고, A씨의 처지는 공장 간부와 인사팀에 전해졌다. 이후 노동조합관계자와 상담도 했다.
회사 측도 A씨의 상황을 인지했으나 몇차례 상담만 이뤄졌을 뿐 분리조치 등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A씨가 정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신고한 건 아니었다”면서 A씨 사망 이후 유족을 통해 문제를 인지하고 외부 노무사를 선임한 뒤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유족 측은 SNS 대화자료와 녹취록, 동료 진술 등을 근거로 최소한 직장 내 모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5일 오후 여수경찰서에 모욕죄 혐의로 A씨에게 욕설 등을 했던 직장 동료 B씨를 고소했다. 이어 여수노동청,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공장 측과 관리자, 또 다른 동료들에 대해서도 조사의뢰 할 방침이다.
유족은 “다수의 장동료들에 의해 험담을 듣거나 모욕을 당했지만 회사로부터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했다”며 “고인은 B씨의 주도 하에 이뤄진 따돌림으로 심리적, 관계적 고립상태에 빠졌고 극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고소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