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소 럼피스킨 감염 12건 중 11건이 고창… 전국 세 번째 많아 '비상'

전북 고창군에서 연일 럼피스킨이 발생해 대응에 지자체 방역 당국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역에서 사육 중인 모든 소에 대해 럼피스킨 예방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항체가 형성되기까지는 3주가량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1주일 이내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17일 전북도와 고창군에 따르면 전날 고창군 무장면 한우농가(4마리)와 아산면 한우농가(147마리)에서 럼피스킨이 발생해 살처분에 들어갔다.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럼피스킨이 발생한 한 한우 농장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창 지역 럼피스킨 발병은 지난달 29일 해리면의 한 한우 농장에서 첫 럼피스킨이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11곳에서 확진됐다. 이는 전북지역 확진 농가 12곳 중 지난달 24일 전북 최초로 부안군 백산면 한우농가 1곳을 제외하고 11곳 모두 고창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김장감을 더한다. 전국으로는 충남 서산시(20농가), 충남 당진시(12농가) 다음으로 많다.

 

이에 따라 그동안 901마리의 소를 살처분해 농가 피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사육 중인 소는 총 5만2688마리로 집계됐다.

 

고창지역 럼피스킨 발생은 부안면, 해리면, 상하면, 심원면, 무장면 등 해안가 일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고창군 럼피스킨 확산세는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증상이 발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주된 감염 경로인 모기, 파리와 같은 흡혈 곤충이 주로 선박 등 항만을 통해 서해안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창군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아직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일부 농가에서 럼피스킨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가용 소독 자원을 총동원해 최고등급의 가축 전염병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럼피스킨병 방제. 뉴시스

특히 군은 거점 소독시설 3개소를 24시간 운영해 차량을 통한 매개체 유입을 막고 소독 방제차량 7대를 활용해 발생 농장 인근 매개 곤충 방제를 하고 있다. 또 특별교부세와 재난기금을 사용해 모든 소 사육 농가 844호에 소독약품 4.2t, 생석회 59t, 파리모기 살충제 4220통을 공급했고 농장 전담 공무원 108명을 지정해 매일 농가에 대한 예찰을 하고 있다.

 

전북 방역 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5일간 관내에 사육 중인 모든 소에 대해 백신 접종을 완료한 만큼 항체 형성 기간인 3주가 지난 다음 주쯤에는 면역이 생겨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창군 관계자는 “다음 주가 럼피스킨 확산 방지를 위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럼피스킨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독과 방제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