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법위반 혐의 제주시장 기소·서귀포시장 약식기소

검찰 “농지 매입하고도 농사 짓지 않아”
강 시장 동료 변호사 3명도 불구속 기소

농지를 매입하고도 농사를 짓지 않은 혐의로 강병삼(49) 제주시장과 이종우(65) 서귀포시장이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제주지검은 농지법 위반 혐의로 강병삼 제주시장을 불구속기소하고, 이종우 서귀포시장을 약식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대신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농지법상 농업인은 농업에 종사하는 개인으로서 1000㎡ 이상의 농지에서 농작물 또는 다년생 식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거나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를 의미한다.

제주지검. 연합뉴스

검찰은 강 시장과 함께 농지를 매입한 변호사 3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강 시장 등은 2019년 11월 21일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농지 6997㎡를 동료 변호사 3명과 함께 매입한 뒤 경작하지 않고도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강 시장과 동료 변호사 3명은 농업인이 아님에도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에 농업인으로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강 시장은 상속받은 농지에서 경작하지 않아 2016년 5월 제주시로부터 농지처분의무통지를 받았음에도 이 사건 농지를 재차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시장이 등이 취득한 농지는 2016년 5월 건축허가와 농지전용허가를 받았다가 임의경매가 개시된 토지로, 인접도로 확장 계획이 수립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치권 분쟁도 계속 중인 상황에서 강 시장 등은 해당 농지를 낙찰받았다.

 

검찰은 당시 농지 현황, 취득 자금의 출처와 강 시장 등의 재산상태 등을 고려할 때 자경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농지법에 띠르면 ‘농업인이 자기 노동력이 부족해 농작업 일부를 위탁하는 경우’에 한해 자경이 아닌 ‘위탁경영’을 할 수 있으나, 강 시장 등은 농지 대부분을 위탁경영했음에도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의 ‘농업경영 노동력 확보방안’ 란에 ‘자기노동력, 일부고용’이라고 기재했다.

 

서귀포시장은 2018년 12월 12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농지 962㎡를 자녀 명의로 대리 취득하는 과정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에 자녀 직업을 농업인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서귀포시장은 또 이 과정에서 본인 소유 다른 농지에서 자녀가 농업 하는 것처럼 속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해 이 시장 자녀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