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절단 환자도 걸어서'…가자 알시파 병원서 수백명 피란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 알시파 병원.

하마스 소탕을 위한 지상전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 알시파 병원에서 수백명의 환자와 의료진 등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AF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알시파 병원을 떠나 피란길에 오른 환자 중에는 팔다리가 절단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구급차를 이용하지 못한 채 걸어서 이동했다. 환자들이 피란 가는 동안에도 인근에서는 총성과 포성이 들렸다.

피란 행렬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따라 서쪽 해안가에 도착하는 동안 15구의 시신이 목격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부패가 시작된 상태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아직 병원에 120여명의 부상자와 다수의 조산아 등 환자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앞서 통신은 이스라엘군이 확성기로 알시파 병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천 명의 환자와 의료진, 피란민 등에게 몇시간 내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대피령을 내렸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면서, 대피를 위한 통로는 언제든 열려 있는 만큼 원한다면 대피하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에 하마스의 작전본부 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왔으며, 지난 15일 탱크로 병원을 포위한 채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진행해왔다.

병원에서는 하마스의 작전본부로 쓰였던 공간과 지하 터널 입구, 은닉한 무기 등이 발견됐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은 병원 인근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잡혀갔던 인질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면서, 이는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도 이스라엘군은 병원 내부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유엔은 알시파 병원에 환자와 의료진, 대피한 팔레스타인 주민 등 2천300여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날 가자지구에서 부상한 아동 8명이 처음으로 라파 검문소를 통과한 뒤 이집트 아리시 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긴급 후송됐다.

이들은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전쟁 와중에 부상한 아동 환자들로 의료 시설이 좋은 아부다비에서 수술 등 치료를 받게 된다.

이들을 후송한 UAE 적신월사의 모함메드 알 카비는 "부상자가 많고 병원들은 진료할 수 없으며 의약품도 부족한 상황이다. 재앙 그 자체"라며 "이에 따라 매일 환자들을 이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