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롯데가 쪼그라들고 있다.
롯데 유통의 핵심사업인 대형마트, 슈퍼, 편의점의 점포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부실점포 정리 등 체질 개선을 내세워 구조조정에 나선 탓이다. 특히 편의점은 올 들어 ‘출점 자제령’까지 내려졌다. 미래 시장 점유를 위해 공격적인 출점 경쟁을 벌이는 경쟁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단기간에 영업이익만 개선하려는 롯데 수장들의 ‘근시안적인 경영’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의 편의점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은 올 들어 신규 점포 출점을 자제하고 있다. 현재 세븐일레븐 점포 수(6월 말 기준)는 1만4000여개로 지난해 말(1만4300개) 대비 300여개가 줄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하이마트의 영업이익은 5179.9 개선된 36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한 7259억원을 나타냈다.
점포 구조조정은 마트와 슈퍼에서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2020년부터 3년간 모두 12개의 매장을 폐점했다. 같은 기간 4개 점포가 줄어든 홈플러스와는 대조적이다.
롯데쇼핑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는 2019년 521개였던 점포 수를 2020년 447개, 2021년 400개, 2022년 367개로 줄였다. 현재는 363개까지 축소돼 5년여 만에 158개의 슈퍼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롯데 관계자는 “연 매출이 2조원대에 육박하던 롯데슈퍼 매출이 5년 새 1조300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며 “미래를 대비하는 혁신경영 없이 점포만 줄여 영업이익만 개선시키는 보여주기식 경영은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내부에서는 실적에 대한 숫자만 맞추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조직을 안정화하면서 미래에 투자하는 현대백화점, 이마트 등 경쟁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