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우리나라 ‘기업 빚(부채)’이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불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非)금융 기업 부채 비율은 126.1%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세계 34개국, 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 가운데 이 비율이 우리나라를 웃도는 경우는 홍콩(267.9%)과 중국(166.9%)뿐이었다.
IIF가 집계한 비금융 기업 부채 비율을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명목 GDP(2161조7739억원)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기업 부채 규모는 약 2726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가장 최근 집계된 올해 2분기 명목 GDP와 직전 3개 분기(2022년 3분기∼2023년 1분기) 명목 GDP를 합한 액수(2180조9065억원)와 비교했을 때에는 약 275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기업 빚은 최근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신용(대출·채권·정부융자) 규모는 2019년 1분기(1847조6000억원) 1800조원대에서 2020년 1분기(2015조8000억원) 2000조원대로 올라섰고,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해 4분기(2616조8000억원) 2600조원대, 올해 2분기(잠정·2705조8000억원) 2700조원대를 기록했다.
가계부채의 경우 우리나라의 GDP 대비 비율은 3분기 기준 100.2%로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유일하게 전체 경제 규모(GDP)를 웃돌았다. 다만 올해 2분기(101.7%)와 지난해 3분기(104.8%)보다 각각 1.5%포인트, 4.6%포인트 떨어졌다.
IIF는 한국을 포함해 주요 17개국의 기업 부도 증가율(올해 들어 10월까지·전년 동기 대비)도 비교했는데, 우리나라는 약 40%로 네덜란드(약 60%)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고금리·고유가 등의 여파로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중 60% 이상은 증권사들의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보다 밑도는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기업은 254개사로 이 중 61%인 156개 기업이 컨센서스보다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