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연락망’, 실제 창당 준비 세력으로 조직화?…“아직 갈 길 멀다”

李 연락망 2만6800명 참여…"온라인 관광버스 920대 구축할 것"
연합뉴스

연내 독자 행보를 예고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에 이어, 지지자 연락망 구축에 착수하면서 신당 창당을 위한 밑작업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연합뉴스와 이 전 대표에 따르면 연락망 참여자는 이틀 새 2만6천800명을 넘어섰다.

 

이 전 대표는 19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도 안 되어 정말 많은 분이 참여해주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온라인상에 관광버스 920대를 구축하는 순간까지 달려보겠다"고 덧붙였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최근 자신의 지지 모임에 '4천200여명이 버스 92대를 타고 모였다'고 주장한 것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최근까지 신당 창당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며 여야 정치권 안팎의 다양한 인사들과 교류했지만, 실제 행동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은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x세대와 MZ세대 정치고수가 만나 정치혁신과 미래비전을 논하다' 토크콘서트를 연다.

 

이언주 전 의원과 공동 진행하는 이 행사는 지난 4일 부산 경성대에 이어 2회차다. 연말까지 대구, 대전 등으로 이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날 광주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인 금태섭 전 의원, 한국의희망 대표인 양향자 의원 등과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양 대표는 즉각 다른 일정을 고지하며 관측에 선을 그었고, 금 전 의원 역시 통화에서 "오늘 광주에 가거나 이 전 대표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개혁 신당 구상'에 부합하는 인물들과 계속해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게 주변 전언이다.

 

이 전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김철근 전 대표 정무실장은 통화에서 "만약 우리가 결심하고 시작하면, 출발은 보수로부터 출발하지만, 광범위하게 중도를 넘어 합리적 진보까지 아우르는, 합리적 개혁 세력을 지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선 이 전 대표의 이런 행보를 예의주시하면서도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일단 이 전 대표는 보수진영 내 드물게 주목도가 높은 '청년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원내 경험이 없고 당내 조직력이 약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준석 연락망'이 실제 창당 준비 세력으로 조직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식의 평가다.

 

그가 지향하는 정당, 즉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정당이 개념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에서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팬덤정치' 특성상 연락망은 10만명도 참여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확장성"이라며 "당장 양당 심판론에 열광해도 이 전 대표가 그 지도자로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당내 변화를 압박하며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지렛대로 신당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 지도부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비상대책위원장 '대체제'로 역할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