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스타 장관'들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내년 총선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의 출마 지역구가 어디로 정해질지에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그 대상이다.
당내에서는 이들의 출마를 거의 기정사실로 보고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맡기는 게 적합할지 갖가지 의견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반면, 당의 '취약지'인 수도권의 바람몰이를 위해 한 장관이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서울 종로에 출마하거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 예상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서울 관악을에 '자객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 일각에서 나온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어려운 지역에 가서 본인을 희생하면서 승리로 이끌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당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한 장관의 출마지는 양당의 선거 전략과 구도가 정해지는 내년 1월 말∼2월 초가 돼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원 장관의 경우는 과거 서울 양천갑에서 3선 의원을 지내는 등 선거 경험이 많기 때문에,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다면 당으로서는 여러 변수에 맞대응해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여겨지고 있다.
그가 당으로 복귀할 경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개인 선거와 당 전체 선거를 병행할 역량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원 장관은 당의 전략에 따라 어느 지역구에 투입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현재 당 안팎에서 원 장관의 출마 지역 후보군으로 한 번이라도 거론된 적이 있는 곳은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등이다.
특히 1기 신도시 재개발 관련 성과를 앞세워 경기도 고양 등 경기 북부권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거론된다.
지도부 한 인사는 통화에서 "원 장관은 수도권에서 어디로 출마할지 열려 있는 상태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대표와 붙는 것도 괜찮은 그림이다. 어떤 게 당에 플러스가 되는 선택인지에 따라 지역구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에서는 원 장관의 출마지 역시 민주당 상황을 봐 가며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만큼 내년 2월 전후가 돼야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부산에서 재선을 지낸 박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를 확정할 경우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로 도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분당을은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내리 재선한 데다, 경기도 용인·과천 등 수도권 남부 벨트 선거에 영향을 미칠 지역이라 여당으로선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주요 고지다.
박 장관은 작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분당갑에 도전하려다,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던 안철수 의원에게 한 차례 출마를 '양보'했던 경험이 있기도 하다.
다만 분당을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경기지사 출마 경험이 있는 김 수석이 경기도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인 수원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어떤 식으로 최종 정리될지 이목이 쏠려 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