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0일 ‘청년 비하 논란’을 일으킨 현수막 문구 시안에 대해 사과했다. “업체 잘못”이라고 한 최초 해명에 대해서도 “당의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청년 비하 논란에 이어 책임 떠넘기기, 남 탓 논란까지 벌어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예정된 총선기획단 행사 ‘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도 취소, 원점에서 개최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결과적으로 당에서 세심히 살피지 못하고 실행됐고, 공개를 앞두고 충분한 설명이 없는 과정에서 오해와 논란이 벌어졌다”며 “기획 의도가 어떻든 국민과 당원이 보시기 불편했다면 명백한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체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당의 불찰”이라며 “사무총장으로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갤럭시 프로젝트도 잠정 취소됐다. 갤럭시 프로젝트는 별을 품은 은하수처럼 ‘개개인의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민주당’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였다. 조 사무총장은 “프로젝트 재추진 여부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지도부 내 ‘레드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현수막 문구가 지도부에 공유됐지만 걸러내지 못한 데 대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뜻을 밝힌 것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부작용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7일 조 사무총장 명의 공문을 각 시도당에 발송, 갤럭시 프로젝트 홍보를 위한 현수막을 게첩하라고 요구했다. 공문 내용 중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라는 현수막 시안이 문제였다.
쏟아지는 비판에 대한 당의 초기 대응도 논란을 키웠다. 한준호 당 홍보위원장은 전날 “당에서 한 것이 아니라 업체에서 캠페인 준비를 위해 했던 것”이라고 말하면서 “해당 문구는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공당이 업체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다시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