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사 대표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21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건설사 대표 이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해당 건설사에 벌금 5000만원을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복합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A씨의 추락사와 관련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는 등 안전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회사 측은 공사 현장에 추락방호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A씨에게 안전모·안전대를 착용하게 하지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공사를 담당한 이씨와 해당 업체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지난 6월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 소재 검찰청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였다.
재판부는 이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영 책임자가 중대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체계를 준비하지 않고 이행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으로 이어진 사실 자체만으로 죄가 크다”며 “피고인 업체는 추락위험이 있음에도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수십 차례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사고 이후 안전보건계획을 설정하고 위험성 평가 등을 실시하며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과 유족과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 측은 이날 판결에 대해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