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연쇄살인·식인 흉악범죄자, 우크라 戰 ‘총알받이’서 사회로

女 86명 연쇄살인범 “우크라 참전하고 싶어”
10대 4명 살해·식인마, 참전 후 이달 초 제대
러, 수감자 모집해 우크라 침공 전선 ‘총알받이’
(왼쪽부터) 18~50세 여성 86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미하일 포프코프(남·59)와 10대 남녀 4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먹었으나 우크라이나전 참전 후 이달 초 제대한 니콜라이 오골로비야크(남·33세)의 모습. East2West 캡쳐

 

러시아 정부가 연쇄살인범과 식인마 등 각종 흉악범죄자를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보내거나 전역 후 사회에 복귀시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여성 86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미하일 포프코프(남·59)는 법원에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보내달라는 자원 요청을 했다.

 

일명 ‘앙가르스크의 미치광이’ 또는 ‘늑대인간’으로 불린 포프코프는 지난 22일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주 레닌스키 지방법원에 추가 범죄 혐의에 대해 자백했다.

 

법원은 이미 종신형을 사는 그가 과거 25~31세 여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에 대해 자백하면서 징역 10년형을 추가로 선고했다.

 

포프코프는 1997년부터 2003년 사이 러시아 이르쿠츠크 주 등지에서 18~50세 사이 여성 86명을 흉기로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다.

 

현지 경찰은 그가 살해한 피해자 수를 2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부터 교도소 수감자를 대상으로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조건으로 한 사면 조처를 내리자 그는 입대 희망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재판 및 언론을 통해 “나의 꿈은 군에 입대하는 것이다. 주저하지 않고 참여할 것”이라며 “군 관련 직업의 수요가 많을 것이다. 감옥에서 10년을 살았지만 새 기술을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외신은 ‘그가 군에 입대하고 전선에서 생존하면 대략 6개월 후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흉악범죄자가 참전 후 사회로 복귀한 사례는 최근에도 있다.

 

사탄숭배자 니콜라이 오골로비야크(남·33세)는 2008년 10대 소녀 3명과 소년 1명 등 4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먹은 범죄로 2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하지만 이달 초 러시아 ‘스톰-Z’ 대대로 입대한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다친 후 장애 판정을 받아 이달 초 석방됐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까지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하는 대가로 흉악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를 사면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외신 기자들을 향해 “최전선 참전과 관련해 특정 조건에 대한 사면 목록을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면서 “아직 이와 관련해 수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인권단체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하기 위해 모집한 흉악범죄자 등 수감자의 수는 약 10만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