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한동훈 광폭행보, 단순 세미나도 참가…野 “정치인인지 장관인지 밝혀라” 일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앞선 21일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한 여성지지자와 팔짱 끼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해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구·대전 등 지방을 잇달아 방문한 데 이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며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나 본회의 등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는 경우는 꽤 있으나 단순 세미나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의 공개 봉사활동 이후 나온 연이은 현장 방문인 탓에 차기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 뉴스1

이러한 가운데 충청권 핵심 대전을 찾아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5000만 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발언하는 등 사실상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을 향해 “정치인인지, 장관인지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앞선 브리핑에서 “‘5000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는 말은 총선 출사표다. 그런데도 한 장관은 국민 누구나 속셈을 알고 있는 정치 행보를 애써 부인하고 있으니 황당무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여당에서는 한 장관 출마 요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다만 출마 지역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오신환 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한 장관의 지방 방문에 대해 “저 개인적으로도 한 장관의 정치적 행보로 보인다”며 “어쨌든 많은 인지도와 지지를 받고 있는 한 장관은 우리 당에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총선 과정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장관이 가진 경쟁력 등을 봐서 쉬운 지역이 아니라 조금 어려운 지역으로 가서 당의 승리를 견인하는 역할을 함께한다면 그 시너지나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며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한 장관은 차기 총선 출마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재차 부정했다.

 

한 장관은 “나는 스타 장관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날 띄운다”고 했다.

 

한 장관은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인구위기 극복을 위한 인구 정책, 대한민국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범죄피해자 지원 정책 등은 법무부 장관의 주요 임무”라고 일축했다. 또 “총선과 전혀 관계없는 당연히 해야 할 임무”라고 했다.

 

이어 대전서 한 발언에 대해서는 “그냥 맞는 말 한 것”이라면서도 ‘한 장관도 장관직에 어울리지 않게 한쪽 정치 세력만을 대변하는 사투리를 쓴다’고 지적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 발언에 대해선 “어떤 한쪽 진영이라든가 편을 드는 게 아니라 맞는 편을 드는 것이고 옳은 말을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 장관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꺼낸 이른바 ‘스타장관 험지 출마’에 대해서도 “(난) 스타 장관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등의 명쾌한 답은 여전히 회피하고 있다.

 

정치적 해석에는 “아니다”라고 정확히 말하면서도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답변하면서 여지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