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청사 이전'에 제동…심사 결과 '재검토' 결정

경기 고양시가 청사를 일산동구 백석동 시 소유 건물로 이전하려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경기도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양시 청사 이전사업과 관련해 지방재정 투자 심사 위원회를 열어 '재검토' 사항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양시가 시청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백석동 업무빌딩. 고양시 제공

현행법상 시·군·구가 총사업비 20억원 이상인 청사 신축을 하려면 예산 편성 전에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점검하는 투자 심사를 의뢰하고 반드시 통과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고양시의 청사 이전은 관련 예산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

고양시는 낡고 비좁은 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99억원을 들여 시 소유인 일산동구 백석동 업무 빌딩으로 청사를 이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시는 2020년 6월 덕양구 주교동에 신청사를 지으려 했으나 물가 상승 등으로 사업비가 4천억원까지 치솟자 지난 1월 백석동 업무 빌딩으로 청사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신축이 아닌 이전사업을 추진했다.

지방재정 투자 심사 위원회는 재검토 사유로 ▲ 시 재정 여건 및 계획 변경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충분한 의견 전달과 주민 설득 등 숙의 과정 필요 ▲ 고양시 시의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통한 기존 신청사 건립사업의 조속한 종결 등 사전 절차 이행 등을 명시했다.

고양시는 재검토 사유가 충분히 보완되면 다시 심사를 의뢰할 수 있다.

경기 고양시청사.

윤성진 경기도 균형발전기획실장은 "고양시가 투자 심사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공감과 소통을 바탕으로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시 청사 이전사업은 주교동 신축에서 백석동 업무 빌딩 이전으로 바뀌며 기존 신청사 건립에 찬성한 주민들의 반발로 주민감사 청구 및 경기도의 주민 감사가 이뤄졌다.

이에 고양시는 경기도의 주민감사 결과에 불복하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등 찬반 의견대립이 심화하고 있으며 주민 소송 등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고양시는 지난 8월 청사 이전 사업에 대한 투자 심사를 의뢰했으나 타당성 조사 미이행을 사유로 한 차례 반려돼 지난달 초 다시 의뢰했다.

청사 이전 계획에 제동이 걸리며 고양시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사업은 지난 9월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지방투자분석센터가 진행한 청사 이전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서는 적절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