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승은 이제 그만! 청승은 이제 그만! 우리도 흥청망청 널뛰듯 대야에 돈 한번 담가놓고 바가지에 풍덩풍덩 물 가득가득 푸듯 써보자.”
전래동화 ‘도깨비 감투’를 소재로 만든 창극용 작품 ‘도깨비 쫄쫄이 댄스복 아줌마!’의 한 대목이다.
차세대 작창가를 발굴하는 국립창극단의 두 번째 ‘작창가 프로젝트’가 다음 달 8∼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10개월간의 결실을 펼쳐 놓는다. ‘작창(作唱)’은 판소리와 민요 등 한국 전통음악의 다양한 장단과 음계를 활용해 극의 흐름에 맞춰 소리를 짜는 작업이다. 창극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고 작품 전반의 정서를 이끄는 핵심 요소다.
막내 신한별을 비롯해 지난 2월 선발된 이연주(45)·이봉근(40)·강나현(29) 4명의 신진 작창가 작품을 30분 분량으로 시연하며, 국립창극단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각각 윤미현·이철희·김도영·진주 작가와 한팀을 이뤄 동서양의 동화와 설화 등을 새로 각색한 이야기에 우리 소리를 입혔다. 지난해에 이어 안숙선·한승석·이자람(작창)과 고선웅·배삼식(극본)이 지도했다.
국립창극단 중견 단원인 이연주는 전통 판소리 기법과 시김새(소리 맛을 더해주는 꾸밈음)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작품 ‘금도끼 은도끼’를 준비했다. 이봉근은 그리스 신화 ‘메두사’를 비튼 ‘두메’를 작창했고, 판소리 노래패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에서 활동한 강나현은 안데르센의 동명 동화 ‘눈의 여왕’을 재구성해 작창했다.
국립극장 전속예술단체인 국립창극단의 작창가 프로젝트는 작곡처럼 전문 분야이지만 정규 교육 과정이 전혀 없는 현실에서 창극의 창작 환경을 만들고 작창가를 양성하고자 지난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