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19주 만에 상승세를 접고 보합(0.00%)으로 돌아섰다. 올해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서울 강남구는 지난 4월 넷째 주(0.02%) 이후 약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장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0.00%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셋째 주(0.02%)부터 지난주(0.02%)까지 18주간 이어진 상승세가 끝난 것이다.
서울은 0.03% 올랐지만, 상승폭은 지난주(0.05%)보다 감소했다. 노원구(-0.04%), 도봉구(-0.01%), 강북구(-0.03%) 등 외곽지역의 하락세가 확연해졌고, 2주 연속 보합세였던 강남구(-0.02%)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반면 성동구(0.11%), 용산구(0.10%), 영등포구(0.09%) 등은 주요 단지 위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미 현장에선 9월을 단기 고점으로 하락세가 감지됐다”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 중단이 결정적 이유이지만 그 외에도 담보대출 금리 상승, 단기간의 반등에 따른 피로감 등도 매수심리 둔화에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정책대출 축소,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 여러 가지가 영향을 줬다”며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고, 이 상태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세시장은 비슷한 듯 미묘하게 다른 양상이다.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은 두 자릿수의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단지는 매물이 부족해 전셋값이 올라가고 있지만, 이미 전셋값이 크게 오른 단지에서는 상승 거래와 하락 거래가 동시에 나타나는 혼조세를 보였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0%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전주(0.11%)보다 소폭 줄었다. 서울은 0.19%에서 0.17%로 상승폭이 감소한 가운데 양천구(0.29%), 강서구(0.26%), 강북·노원구(0.23%), 용산구(0.21%) 등은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는 0.21%에서 0.19%, 인천은 0.05%에서 0.03%로 각각 상승폭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