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위 원천봉쇄’ 반발 시위 도중 전장연 대표 체포

경찰이 24일 오전 8시50분쯤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시위 중이던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박 대표는 연행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오전 9시5분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박 대표의 체포는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해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지 하루만에 단행됐다. 공사는 지난 21일 긴급대책회의에서 전장연의 △역사 진입 차단 △진입시 승강장 안전문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 등을 골자로 하는 강경 대응 방안을 결정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회원들이 서울 혜화역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전장연 지하철 시위 원천 봉쇄 발표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장연은 이날 승강장 선전전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 역사 시위를 원천차단하겠다는 서울교통공사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다. 박 대표의 병원행 관련해서 전장연은 “경찰이 박 대표의 몸을 무리하게 들어 이동시키려고 하면서 부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사진입 원천 봉쇄는 불법적이며 헌법과 교통약자법에 명시된 권리를 부정하는 장애인 이동권 ‘원천 봉쇄’”라고 규탄했다.

 

박 대표는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은 헌법이 부여한 권리로 장애인 시민권을 부정하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시민 불복종운동”이라며 “3년간의 지하철 행동은 국가와 지방정부에 헌법과 교통약자법에 명시된 모두를 위한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한 예산 요구”라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2021년 1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등을 주장하며 서울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9월 25일 2호선 시청역에서 마지막 시위를 벌인 후 약 두 달 만인 이달 20일 시위를 재개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전장연 시민 불복종 지하철 행동 원천봉쇄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경찰에 연행당하던 도중 바닥에 쓰러져 있다. 전장연 제공

박 대표는 “전장연의 요구 예산에 비해 터무니 없이 삭감된 국회 각 상임위원회 예산안이라도 기획재정부와 국민의힘이 반영을 약속한다면 내달 1일로 예정된 ‘제56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할 것이며 약속이 실현되면 이를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