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본즈 우은진의 뼈때리는 한국사/우은진/뿌리와 이파리/1만8000원
2007년 12월, 경남 창녕군 송현동의 가야 고분 15호분에서 사람의 뼈가 발견됐다. 그것도 여러 명. 죽은 사람의 주변인을 산 채로 묻는 고대 가야의 ‘순장 문화’ 때문에 주피장자 외에 네 명의 뼈가 더 나온 것이다. 뼈의 위치를 볼 때 이들은 매장 전에 살해돼 저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4명 중 형태가 가장 잘남은 한 여성에 대해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컴퓨터 단층촬영, 유전자 분석, 안정동위원소 비율 등 해부학과 법의학, 법치의학, 유전학, 고병리학 등 당시 국내에서 시도 가능한 모든 분석이 총동원됐다.
한국전쟁 때 전사한 남성 집단의 뼈대를 이용해 만들어진 공식을 대입해보니 여성의 키는 155㎝였고, 세 번째 어금니인 사랑니 분석을 해보니 나이는 16∼17세 불과한 소녀로 밝혀졌다. 어린 나이임에도 정강뼈와 종아리 뼈 표면은 주변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근육이 달라붙은 ‘근육부착부위 뼈대변형’을 보였다. 무릎을 꿇고 쪼그려 앉는 행동을 반복했다는 의미다.
백골 시신에 또래 현대인의 평균 근육과 피부 두께 층을 복원해 입힌 얼굴도 복원됐다. 1500년 전에 살았던 ‘가야 순장 소녀 송현이’는 그렇게 복원된 모습으로 창녕박물관에 ‘마스코트’로 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