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안인득 사건 유족에 항소 안 하겠다…깊은 사과”

법원 “국가가 유족에 총 4억 배상해라”
법무부 “정부 책임 엄중히 받아들인다”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42)이 지난 2019년 4월19일 오후 진주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진주=뉴스1

 

법무부가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 피해자 유가족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4일 “신속히 소송을 종결해 피해자 유가족이 하루빨리 범죄로 인한 피해를 조금이나마 회복하실 수 있도록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가족들께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조현병을 앓던 안인득은 2019년 4월 자신이 살던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미리 준비한 칼을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7명을 다치게 했다. 안씨에 대해서는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피해자 유족들은 2021년 11월 국가를 상대로 5억4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안씨의 반복된 이상행동 때문에 여러 번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경찰이 방치해 참극이 벌어졌다는 이유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을 방문, 문화관 로비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울산=뉴시스

 

법원도 유족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5일 피해자 유가족 중 4명이 제기한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4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적어도 2019년 3월(사건 한 달 전)에는 안씨가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점을 파악했을 것”이라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에게 행정입원 신청을 요청했어야 했다”고 했다. 해당 사건 이전에도 안씨가 이웃에게 물건을 던지는 등 이상행동을 해 112신고가 이뤄진 만큼 안씨가 남을 해칠 위험성을 의심할 수 있었는데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아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란 취지다.

 

법원은 유가족 4명에게 각각 약 1억7800만원, 1억6500만원, 2740만원, 3040만원 등 총 4억8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무부는 “정부의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