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정부 모바일신분증을 안내하는 웹사이트와 앱에 장애가 발생해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17일 지방행정전산망 ‘새올’, 22일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시’, 23일에는 조달청 전산망 ‘나라장터’가 차례로 마비됐다. 일주일 새 국가전산망에 네 번이나 탈이 난 것이다. 이 와중에 행정안전부가 그제 부산에서 ‘정부 혁신, 디지털플랫폼 정부와 함께’라는 주제로 ‘전자정부’를 홍보했는데 이마저 전산장애로 부스 운영이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이런 망신이 또 없다.
문제는 전산망 먹통 원인이 아직도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그제서야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 부품 불량 탓이라고 했지만 석연치 않다. 라우터 고장은 전기가 들어오는 전원 콘센트처럼 선을 옮겨 꽂으면 해결할 수 있는 단순 장애인데 일주일의 시간이 걸렸다는 게 납득하기 힘들다. 게다가 노후장비도 아닌데 왜 고장이 났는지 알 수 없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부는 그동안 사고원인을 놓고 오락가락하며 국민불신을 키워왔다. 새올 장애가 애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문제라고 했다가 네트워크 장비 중 하나인 ‘L4 스위치’ 이상으로 번복했고 장비교체 후 정상복구를 장담했지만 이마저 공수표에 그쳤다. 정부24시와 나라장터가 마비되자 다량 접속으로 발생한 일시적 과부하 때문이라고 헛다리를 짚었다. 전산망 관리와 운영의 총체적 난맥상이 드러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