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사고·물 새도… 관람객 태운 놀이기구

서울시, 어린이대공원 감사

4월 후룸라이드 멈춰 승객 7명 고립
운영업체, 구조 22분 만에 운행 재개
기둥부식·누수에도 정비 않고 가동
감사위, 감독 소홀 시설공단에 ‘주의’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룸라이드에서 올해 4월 멈춤 사고가 발생했지만 운영업체가 이를 보고하지 않고 가동을 지속했다는 서울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둥 부식과 수로 누수 등을 정비하지 않은 채 운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서울어린이대공원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에 사고 발생에 따른 보고 의무 미이행을 들어 주의요구를 내렸다. 또 감사위는 후룸라이드 기둥과 연결부에 발생한 부식·탈락 등 결함을 조속히 보수하라며 개선을 주문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 4월 22일 오후 3시42분쯤 어린이대공원 후룸라이드 6대가 동시에 작동을 멈췄다. 4대는 승강장 근처에서 멈춰 승객들이 바로 내렸지만 이미 출발한 2대에 탄 7명은 약 5분간 고립됐다가 안전요원의 안내를 받고 대피 통로로 이동했다. 운행 중단은 4시4분까지 22분간 지속됐다.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위탁운영사인 구미산업개발은 ‘재난 및 안전관리 계획’ 등에 따라 안전사고 발생 사실을 즉시 감독기관인 서울시설공단과 관계 행정기관에 통보해야 했지만, 보고하지 않은 채 시민 7명을 구조했다.

또 구조 후에는 자체 조사로 수중펌프 단순 누전을 사고 원인으로 판단해 수중 펌프 전력을 차단했다. 시험 가동한 후 오후 4시4분부터는 바로 운영을 재개했다. 감독기관인 공단은 멈춤 사고 발생 사실을 이날 오후 5시쯤 언론을 통해 처음 인지하고 오후 5시2분 현장에 도착했으나 후룸라이드는 이미 운영을 재개한 상태였다. 공단 업무담당자는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치했다는 운영업체 안전관리자의 말만 듣고 전문가를 통한 사고발생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 없이 운영 재개를 용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운영업체는 사고 당일 오후 6시쯤 현장에 도착한 어린이대공원장의 지시에 따라 오후 6시7분이 되어서야 후룸라이드 운영을 종료했다. 사고 발생 다음 날부터 이틀간 긴급 안전점검을 시행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운영을 다시 시작했다.

후룸라이드의 안전성 검사에도 미비점이 있었다. 관광진흥법과 같은 법 시행규칙 등에 따르면 놀이시설인 유기기구는 사용 중 장치의 각 부분에 부식·균열·누수 등이 발견되면 안전성 검사 결과와 별개로 즉시 운행을 중지하고 이를 완전히 정비·보완한 후 운행해야 한다.

시 감사위가 지난 4월28일 후룸라이드를 점검한 결과 기둥과 기둥 연결부에 부식이 있고 기둥 연결재가 탈락해 있었다. 또 수로 연결부에서 발생한 누수를 방수포로 유도배수하는 상황이 포착됐다. 그러나 운영업체는 이를 정비하지 않은 채 후룸라이드를 운행하고 있다.

시 감사위는 공단에 운영업체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 조치를 내리고, 안전성 검사결과를 놀이기구 유지관리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공단 측은 “현재 부식되고 탈락된 후룸라이드의 일부 구조물에 대해 예산을 확보해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앞서 1월 시 감사위 안전점검에서도 놀이기구인 미니바이킹, 무당벌레, 회전목마 등에서 끼임 사고가 우려되는 구조적 문제점과 안전띠·안전고리 노후화 등이 발견돼 시정 조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