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계산 안 하고 나간다는 오해…CCTV 없는데서 지인 폭행한 형제

형은 법정구속·동생은 집행유예

술값을 계산하지 않고 나간다는 오해 때문에,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지인을 마구 때린 형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나란히 교도소에 가게 된 이들 형제에게 마지막 선처를 베풀어 형은 교도소에, 동생은 사회에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기회를 얻게 됐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평호)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형 A씨(31)와 동생 B씨(26)에 대한 원심 일부 판결을 파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는 원심과 동일한 실형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하고, 형사공탁을 한 B씨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형제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5월23일 오전 5시5분쯤 광주 광산구의 한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C씨(27)를 마구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피해자의 뺨을 때려 넘어뜨린 후 발과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동생 B씨도 형의 폭행에 합세해 피해자의 머리를 발로 수차례 걷어찼다.

 

피해자는 이 형제의 폭행으로 비골과 광대뼈 등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다.

 

조사결과 이들은 화장실에 가는 C씨가 술값을 계산하지 않고 도망간다고 오해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

 

특히 이들 형제는 가게 내 CCTV가 피해자를 비추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뒤 폭행하기 시작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피해자에게 피해회복을 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들 형제의 운명은 항소심 재판에서 엇갈렸다.

 

피해자를 위해 300만원을 형사 공탁한 동생은 집행유예를 받고, 아무런 용서를 구하지 않은 형은 실형을 살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에게 따가운 일침도 가했다.

 

김평호 재판장은 B씨에게 "300만원을 공탁했다고 집행유예의 선처를 내리는 게 아니다. 형제 2명이 동시에 구속될 경우에 피고인 부모님의 심정 등을 감안해 1명을 선처하는 것"이라며 "피해금을 일부 갚는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장은 "오해가 생기면 말로 하면 되지 형제가 함께 사람을 때리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법정구속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나무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