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총선 등판론’ 한동훈에 “전국 선거 간판…지역 매이지 않았으면”

하 의원, '정치1번지' 종로 출마 선언…"수도권 승리 견인"
뉴시스

'내년 총선 서울 출마'를 선언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과거 '정치 1번지'로 꼽혔던 서울 종로에서 4선 국회의원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 출마로 우리 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며 "종로는 우리 당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이다. 수도권 총선 승리의 제1조건이 바로 종로 사수"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부산 3선 국회의원이 서울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우리 국민의힘이 수도권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은 영남 지지에만 머물지 말고 수도권으로 그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당이 항상 수도권 민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도권 민심의 자랑스러운 지지와 선택을 받았던 시절도 있었다"면서 "종로에서 패배하면서부터 우리 당의 수도권 의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국회 과반 의석수도 급격히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21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언론에서 돌고 있는 험지 중 하나"라며 "지난번 보궐선거는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특수한 상황에서 선거기 치러졌고, 지난 총선 기준으로 볼 때 서울 어느 지역구나 격전지고 험지"라고 말했다.

 

이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민주당 역시 지지세가 약한 부산·경남에서 도전을 거듭한 끝에 성과를 만들었다"며 "국민의힘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수도권 승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그 진정성이 국민 마음에 가닿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낙원동 골목에서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뎠고, 서린동 빌딩에서 대한민국 미래를 그렸던 20대 청년의 뜨거운 심장으로 다시 여러분 앞에 섰다"며 "600년 수도 서울 종로에서 천년 서울의 미래를 그리는 영광의 길을 걷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전 세계인이 감탄하는 특별한 매력을 뿜어내는 대한민국의 상징과 같은 지역"이라며 "공존의 정신이야말로 대한민국 발전의 이정표이자 우리 시대가 마주한 문제들을 풀어나갈 열쇠"라고 설명했다.

 

이어 "14만 종로 주민들이 단 한 분도 소외받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겠다"며 "정기국회 일정이 끝나는 대로 벅찬 가슴 안고 달려가겠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지난해 3월 종로 보궐선거로 들어온 최재형 의원과 상의했냐는 질문에 "제가 매우 존경하는 분이라 저도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직접 찾아뵙고 식사하면서 그동안 고민을 설명드리는 시간을 가졌다"고 답했다.

 

그는 "최 의원도 제가 정말 조심스레 종로에 도전한다는 말을 듣고 당신이 어떻게 막으시겠냐, 양해하겠다고 답했다. 개인적으로는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며 "종로 사수라는 국민의힘 총선 대과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 의원과 아주 멋진, 예의를 갖추며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 약속한다"고 말했다.

 

총선 등판론이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종로를 두고 경쟁할 수 있다는 질문에는 "이미 최재형 의원도 계신다. 현역 의원이든 현역 장관이든 누구와도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하 의원은 "우리 당의 전국적인 총선 전략을 생각해보면 전국 선거를 도울 만한 간판이 되는 사람이 없다"며 "한 장관이 지역구에 매이면 전국 지지를 높이고 다양한 분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없다. 한 장관이 지역구에 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과 종로 경선이 성사될 경우 물러서지 않겠지만, 한 장관이 종로라는 지역구보다는 전국구로 움직일 수 있는 비례대표로 출마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 것이다.

 

그는 "비례대표도 앞순위가 양지고, 뒷순위가 험지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전국 지지율을 어디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잡고 지지율에 맞게 비례대표 번호를 단 적이 있다"며 "한 장관도 우리 당을 이끌어나가야 할 보배이기 때문에 우리 당 지지율 목표를 함께 정하고, 그에 걸맞게 비례 번호를 달아서 결사항전 의지를 보여주는 게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당 지도부와 '종로 출마'에 합의했냐는 질문에 "당과 상의했다"며 "당에서도 지금 종로 출마가 확정된 사람이 아무도 없고 출마를 양해했다. 누구든 종로에 도전할 수 있고, 그곳에서 한번 뛰어보라고 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당에서 큰 문제가 수도권 총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략이나 방향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고 이끌지 못하고 있다"며 "제가 오늘 종로 출마를 결심한 것도 제 몸으로 우리 당의 수도권 선거 대책을 보여드려야겠다, 저부터 기준을 잡고 수도권 선거를 준비해야겠다는 마음가짐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따로 연락했냐는 질문에는 "언급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 하 의원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는 오래 전에 말했다"며 "용기있는 도전이라고 격려해줬다"고 전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서는 "원 장관이 우리 당에 오면 중책을 맡아야 한다"며 "총선을 이끌어갈 리더들과 함께 수도권 총선에 있어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