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를 찾아 “대통령과 하루 3∼4번씩 전화한다”며 ‘윤심(尹心)’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25일 울산 남구에서 세 차례에 걸쳐 개최한 의정 보고회에서 “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며 “어떤 때는 만나면 3시간씩도 이야기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의 뒷배’라고 주장하며 입지를 흔들지 말라고 항변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압박하자,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 비판했다. 윤심을 팔지 말라던 김 대표가 ‘윤심팔이’에 나선 것은 자기모순이자 자가당착이다.
인요한 혁신위가 표류하며 존립 위기에 처한 것은 솔선수범해야 할 김 대표와 친윤(친윤석열) 핵심들이 손톱만큼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다. 험지 출마를 요구받는 시점의 지역구 의정 보고회는 선거구 고수 의지를 과시하는 자리다.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도 이와 비슷한 행사를 갖고 세 과시를 했다. 김 대표는 24일 울산으로 내려가면서 “울산은 내 지역구고, 내 고향인데, 울산 가는 게 왜 화제가 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대표·장 의원의 행태는 친윤·지도부의 불출마·험지 출마를 권유한 혁신위에 어깃장을 놓는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