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일상 속 ‘일회용품 제로’ 캠페인 가동

우수 실천 매장에 인증 현판 발급
프로야구 구단·면세점 등도 참여

“저희는 스테인리스 빨대를 쓰는데, 손님들이 위생적이지 않다고 플라스틱 빨대를 달라고 해요. 종이빨대는 단가도 2배 이상 높지만, 오래 꽂아 두면 흐물흐물해지고 특유의 냄새 때문에 싫다는 분도 있고요.”(A카페 개인사업자)

“저희도 다회용컵을 사용하려고 노력하는데, 매출의 80%가 집중되는 점심시간에는 일회용컵을 안 쓸 수가 없어요. 30∼40분 때문에 컵 씻는 사람을 쓰기도 어렵고, 소규모 매장이라 컵 세척을 위해 식기세척기 놓을 자리도 없고요.”(B카페 개인사업자)

서울 시내 한 식당에 종이컵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환경부가 1년의 계도 기간을 두고 추진해 왔던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를 최근 해제한 것은 이러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한 조치다. 환경부는 그간 여러 차례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부분 현장에서는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밝혔다. 또 비용 상승으로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지난 7일 관련 브리핑에서 “원가 상승과 고물가, 고금리,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고통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규제로 또 하나 짐을 지우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환경부는 일회용품 줄이기를 생활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자발적 참여와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각종 지원과 다양한 캠페인 등을 벌여 일회용품을 줄이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먼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식당, 카페 등 매장에 ‘1회용품 줄인 가게’(가칭)라고 쓰인 현판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27일 밝혔다. 기존에도 매장들의 자발적 참여형 캠페인 형식으로 ‘1회용품 줄여가게’를 운영했으나 이를 더 보완·확대해 모범 사례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매장들이 온라인으로 캠페인 참여 의사를 밝히면 환경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직접 매장을 방문해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3개월 이상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지정서와 현판을 발급하는 식이다. 아울러 환경부는 일회용품 줄이기와 함께 재활용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 브랜드도 늘려 나갈 방침이다. 환경부는 2018년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4개 분야 26개 브랜드와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는 10개 프로야구 구단, 12개 면세점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환경부는 신생 및 중소 브랜드 업체들과도 협약을 맺어 일회용품 줄이기 문화를 확산해 갈 계획이다. 또 68억원(정부안)으로 편성된 내년도 다회용기 지원 관련 예산도 추가 편성될 수 있도록 국회를 설득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일회용품 줄이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다”며 “일회용품 줄이기가 사회 전반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