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28일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소집했다. 북한이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직후 파괴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를 복원하는 상황에서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연말을 맞아 흐트러질 수 있는 군 기강을 다잡기 위한 조치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재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지휘관회의는 지난달 29일 단행된 대장급 인사를 통해 군 수뇌부가 교체된 직후 처음이다. 김명수 합동참모의장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한 국방부와 합참, 각군 주요 직위자들이 회의에 참석했다. 김 의장이 지난 25일 새 합참의장에 취임하며 군 수뇌부 진용이 최종적으로 완성된 상황에서 북한군 동향과 우리 군의 대응 조치 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회의에서 신 장관은 북한군의 최근 군사 동향에 대해 보고를 받은 후 “적의 도발을 막는 것은 말과 글이 아닌 강한 힘”이라며 강력한 군사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그는 또 “적이 도발하면 ‘선조치 후보고’ 개념에 따라 대응하고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하며 “평화를 해치는 망동은 파멸의 시작이라는 점을 적에게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북한담당 분석관은 2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위원장이)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에 피해를 입히고, (한·미)동맹에 긴장감을 조성하며, 미국 확장억제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를 약화하고자 공격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는 제한적 도발을 내년에 시도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비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며 “그동안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확장억제에 집중해 왔는데, 매일매일 재래식 영역에서 도발을 억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도 “한·미는 양자 또는 한·미·일 3자 훈련 및 전략자산 배치를 지속하면서 DMZ 일대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