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 위성발사 논의 ‘빈손’… 北·美 ‘설전’

美 “결의 위반” 北 “정당한 방어권”
대북 규탄 성명·결의안 채택 실패

北, 위성사진 촬영 장소 등만 공개
해상도 떨어져 사진은 비공개 분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7일(현지시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공식 논의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감싸며 성과 없이 끝났다.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 21일 발사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으나 대북 규탄 성명이나 결의안 채택에는 실패했다.

 

유엔과 미국은 만리경 1호 발사가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를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발사하는 모습. 평양=조선중앙TV·연합뉴스

칼레드 키아리 유엔 정무·평화구축국 사무차장은 이같이 지적하며 “북한의 발사는 국제 민간 항공과 해상 교통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일본 해상보안청에는 발사 계획을 사전 통보했으나 국제해사기구와 국제민간항공기구 등에는 사전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북한은 뻔뻔스럽게도 결의안을 위반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시험, 핵무기 운반 체계를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재 (전 세계의) 5000개가 넘는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왜 북한의 위성만 문제 삼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위성 발사가 미국의 핵무기 위협에 따른 자위권 행사라며 미국을 공격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 AFP연합뉴스

이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측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며 비호에 나섰다.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어떤 국가도 자국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자위권을 희생시킬 수 없다”고, 안나 엡스티그네바 러시아 차석대사는 “서방이 북한의 위성 발사에 과도한 반응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 매체는 군사정찰위성이 촬영한 사진은 8일째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촬영 시각, 장소 등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사진 공개 시 해상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만큼 사진 공개는 피하되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 28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의 정찰위성 운용 준비 정형(상황) 보고를 받았다고 28일 보도했다. 보고된 내용은 25∼28일 정찰위성 운용 내역이다. 신문은 “평양시간 11월25일 17시56분28초 이탈리아 로마시 촬영 자료, 27일 9시17분7초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자료, 27일 23시35분53초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노퍽) 해군기지와 뉴포트뉴스 조선소, 비행장 지역을 촬영한 자료, 27일 23시36분25초 워싱턴 백악관, 펜타곤(국방부) 등의 대상들을 촬영한 자료들을 구체적으로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노포크 해군기지와 뉴포트뉴스 조선소 지역을 촬영한 자료에서는 미 해군 핵항공모함 4척, 영국 항공모함 1척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