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로 오해’ 달리는 택시서 뛰어내려 사망…운전자들 전원 1심 ‘무죄’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뒤따라온 차량에 치여 숨진 경북 포항 여대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운전자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 =뉴시스

28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송병훈)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60대 택시기사 A씨와 40대 SUV 차량 운전자 B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3월 4일 오후 8시 46분쯤 KTX포항역에서 여대생 C씨를 태웠다. 그런데 C씨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A씨는 C씨가 말한 목적지와는 다른 곳으로 택시를 몰았다.

 

당시 출발 전 A씨는 C씨에 목적지를 되물었고 C씨도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해 잘못된 목적지를 말한 A씨에 “네”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C씨는 A씨가 자신의 목적지가 다른 다른 곳으로 택시를 몰자 겁이 나 “아저씨, 저 내려주시면 안 되냐”라고 물었다. 그러나 A시는 청력 문제와 차량 소음 등으로 이를 듣지 못한 채 계속해 택시를 몰았고 이에 자신이 납치당한 것으로 오해한 C씨는 메신저로 남자친구에게 불안감을 호소한 뒤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도로 2차로에 떨어졌고 뒤따라 달리던 B씨의 SUV 차량에 치여 숨졌다.

 

검찰은 택시업에 종사하는 A씨가 청력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업무상 과실로 인해 C씨를 숨지게 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으며 B씨 역시 과속과 전방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이들을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는 포항역서부터 피해자의 목적지를 잘못 인식했으나 통상의 도로로 운행했다. 피해자가 겁을 먹고 주행 중인 택시서 뛰어내릴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B씨에 대해서도 “C 씨가 택시에서 뛰어내릴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고, 사고를 회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