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내 나토 가입하나… 튀르키예 "비준에 몇 주일 더 걸려"

비준안 현재 의회 외교위원회에 계류
튀르키예 외교장관 "비준 위해 노력"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관련해 열쇠를 쥔 것으로 평가되는 튀르키예가 “비준 절차에 몇 주일 더 걸릴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12월 중, 그러니까 연내에는 비준을 마칠 것이란 뜻으로 들리지만 해를 넘겨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부 장관은 이날 나토 외교장관들에게 “현재 튀르키예 의회에서 논의 중인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 처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선 27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일정으로 나토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피단 장관은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몇 주일(a few weeks) 더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2월 안에 비준이 이뤄진다면 스웨덴이 연내에 나토 가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튀르키예 의회가 “검토할 사안이 많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해를 넘겨 내년 초로 지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도 함께한 리투아니아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3자회동을 갖고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대신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얼마 전 자국 의회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제출했다.

 

나토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려면 기존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장일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 31개 나토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헝가리만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토비아스 빌스트룀 스웨덴 외교부 장관(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제는 튀르키예 의회의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은 의회 본회의에 넘겨져 표결에 부쳐지기 전 상임위원회인 외교위부터 먼저 통과해야 한다. 에르도안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을 지낸 푸앗 옥타이 외교위원장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은 우리가 다뤄야 하는 여러 건의 국제협정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때가 되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들한테 시급한 일이라고 해서 우리한테도 시급한 것은 아니다”고도 했다.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충격을 받아 오랫동안 유지해 온 군사적 중립 노선을 내던지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이웃나라 핀란드도 함께했다. 그런데 핀란드는 나토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얻어 올해 4월 나토 회원국이 된 반면 스웨덴의 가입은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