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특징 중 하나는 영어가 어렵게 출제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7%대였는데, 올해에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여서 수학이나 국어보다 부담이 작지만, 여전히 대입에서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특히 정시에서는 대학별로 영어 반영 방법이 달라 자신의 영어 등급에 따라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 3일 입시업체 진학사의 도움을 받아 정시 지원 전략 수립 시 영어 영역에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 봤다.
◆수능 영어 반영 방식 고려해야
대학이 정시에서 영어 성적을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반영 비율에서는 배제하고 총점에서 가산 또는 감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은 첫 번째 방법을 택하고 있다. 전형 총점에 가·감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인문·자연 계열 기준으로 가톨릭대·강서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중앙대·전북대·충남대 정도다.
◆전년 대비 변경 사항 확인
올해 영어 반영 방법에 변화를 준 대학들은 전년 입시 결과 참고 시 주의해야 한다. 우선 건국대와 동국대는 지난해보다 영어 반영 비율을 낮췄다. 건국대는 기존 15%에서 올해 10%로, 동국대는 20%에서 15%로 변경했다. 진학사는 “등급별로 부여하는 점수는 전년과 같지만, 전형 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져 영어 등급 간 점수 차는 더 줄어들었다”며 “영어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다른 영역이 우수하다면 올해 건국대와 동국대 지원 시 지난해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영어 반영 방법에 가장 큰 변화가 있는 곳은 성균관대다. 성균관대는 그동안 영어 등급별 가산점을 부여했으나 올해에는 반영 비율에 10%를 포함한다. 등급별 점수 산정 시 다른 대학들과 달리 자체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데, 국어·수학 표준점수를 활용해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한국외대는 인문계열 중 영어를 15% 반영하는 모집단위에서 등급별 점수를 조정해 전년도보다 등급 간 차이가 더 벌어졌다. 해당 모집단위에서 1·2등급 점수 차는 전년 0.5점에서 올해 1.5점으로 늘었다. 3등급 이하에서는 감소 폭이 더욱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모집요강에 제시된 영어 등급별 점수가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유불리를 따져 보기 위해선 반드시 각 대학 점수 산출 방식으로 환산해 전형 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