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마약상, 법원에 “감형해주면 1000억원짜리 섬 헌납하겠다”

이탈리아 카모라 마피아 소속 라파엘레 임페리알레
페루산 코카인으로 유럽 주요 마약상들과 카르텔 조직
징역 약 15년 구형에 “감형해주면 두바이 섬 헌납할 것”
2002년 도난된 반 고흐 작품 반환, 사법당국 정보원 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인근 해안에 위치한 300개 인공 군도 ‘더 월드’의 모습. AP

 

이탈리아 마약상이 징역 15년을 살 위기에 처하자 “감형해주면 1000억원짜리 섬을 헌납할 것”이라며 법원에 사법 거래를 제안했다.

 

2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마약 밀매업자 라파엘레 임페리알레는 전날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재판 도중 이같이 발언했다.

 

악명 높은 이탈리아 마피아 카모라 소속인 그는 나폴리 지역에서 국제 마약상으로 활동했다.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카페에서 대마초 판매로 마약 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네덜란드의 리두안 타기, 아일랜드의 다니엘 키나한, 보스니아의 에딘 가차닌 등 유럽의 주요 마약상들과 국제적인 마약 카르텔을 조직했다.

 

이탈리아 사법 당국에 따르면 그의 조직은 세계 50대 마약 카르텔 중 하나이며 주로 페루산 코카인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도피 5년만인 지난 2021년 8월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포돼 지난해 3월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그에게 징역 14년 10개월을 구형했다.

 

사법 거래를 대가로 그가 헌납을 제안한 섬은 두바이 해안에 있는 300개의 인공 군도 ‘더 월드’의 한 섬이다.

 

그가 가진 섬은 ‘타이완’이라 불리는 지역으로 그 가치는 최대 8000만 유로(한화 1130억원)에 달한다.

 

그는 도피 기간 이 섬을 사 매달 40만 유로(5억7000만원)를 쓰는 등 호화 생활을 즐겼다.

 

임페리알레를 기소한 마우리치오 디 마르코 검사는 “그가 감형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의 진의는 의심할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제안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임페리알레는 과거 이탈리아 사법 당국의 정보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도난당한 예술품을 이탈리아 정부에 반환하기도 했다.

 

그가 반환한 예술품은 빈센트 반 고흐의 1882년 작 ‘스헤베닝겐의 바다 풍경’, 1884년 작 ‘누에넨 교회를 나서는 신자들’ 등이다.

 

두 작품은 2002년 1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서 도난당했으나 그의 도움으로 2017년 3월 반 고흐 미술관에 반환됐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이탈리아 사법 당국으로부터 ‘반 고흐 보스’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