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뤼터 현 총리, 가장 유력한 나토 사무총장 후보"

현 사무총장 임기 2024년 10월이면 끝
"미·영·프·독 정부 다 뤼터 총리에 호감"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마르크 뤼터 현 네덜란드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기 사무총장 후보들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2010년 10월부터 13년 넘게 집권한 뤼터 총리는 조만간 물러날 예정이다.

 

마르크 뤼터 현 네덜란드 총리. 나토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2024년 임기가 끝나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나토 사무총장의 후임자로 제일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뤼터 총리다. 그는 최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군사동맹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며 강력한 도전 의지를 나타냈다.

 

앞서 라트비아 총리를 지낸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현 라트비아 외교부 장관, 40대 여성인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등도 출사표를 던졌으나 국제사회의 지지도 면에서 뤼터 총리에 필적할 수준은 못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는 나토 회원국 외교관들을 인용해 뤼터 총리가 “네덜란드를 13년간 이끌면서 유럽 외교 무대에서 친숙한 인물”이라며 “나토의 거물들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로부터 호감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톨텐베르그 현 사무총장도 뤼터 총리에 호의적이다. 그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뤼터를 “친구이자 좋은 동료”라고 부르며 “그는 총리 경험이 풍부한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누가 저의 후계자가 될 것인지는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최근 총선에서 자유당이 승리하며 차기 네덜란드 총리가 유력시된다. AP연합뉴스

2024년은 나토 창설 75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오는 7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인데 새 나토 사무총장은 그 전에 정해질 전망이다. 스톨텐베르그 현 사무총장의 임기는 2024년 10월까지다.

 

네덜란드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이후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우크라이나에 선뜻 전투기를 제공하길 모두가 꺼리는 가운데 네덜란드는 가장 먼저 F-16 전투기 공급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공급하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가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선 네덜란드의 국내정치가 뤼터 총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뤼터 총리가 퇴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최근 치러진 총선에선 반(反)이민 성향이 뚜렷한 극우 성향 자유당(PVV)이 압승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게 확실시된다. 뤼터 총리 본인에겐 별다른 결함이 없다고 해도 극우 성향 정당이 집권 중인 나라 출신 인물한테 나토 사무총장을 맡기는 것에 거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