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로 ‘장군’, ‘멍군’ 외친 레오-마테이의 명품 서브 대결… 승자는 마테이의 우리카드였다

상대 서브를 받아 토스를 올리고, 스파이크를 때려 득점을 내는 배구는 종목 특성 상 선수들 간의 호흡이 중요한 스포츠다. 다만 선수 혼자의 힘만으로 득점을 낼 수 있는 루트도 있다. 바로 서브다. 상대 리시버를 꼼짝도 못하게 하는 강서브 하나에 경기가 요동친다. 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의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 역시 서브로 경기 양상이 완전히 뒤바뀐 경기였다.

 

서브로 불리한 상황을 먼저 뒤집은 것은 OK금융그룹이었다.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4세트 23-24 매치포인트에 몰려있던 상황에서 레오(쿠바)의 서브 차례가 됐다. 범실 하나면 경기를 패할 수 있는 상황이라 적당히 맞춰놓는 서브가 예상됐지만, 레오는 강서브를 날렸다. 레오의 서브를 받은 우리카드의 리시브는 그대로 OK금융그룹의 코트로 넘어왔고, 레오는 후위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이후 공방전을 거듭한 끝에 OK금융그룹이 4세트를 잡아내며 기어코 승부를 5세트로 끌고갔다.

 

초접전 양상으로 치러지던 5세트를 끝낸 것도 서브였다. 이번엔 우리카드의 마테이 콕(슬로베니아)가 ‘멍군’을 불렀다. 12-12에서 마테이가 때린 두 서브가 그대로 OK금융그룹의 코트에 꽂혔다. 첫 서브는 OK금융그룹 왼쪽 사이드라인에 절묘하게 떨어졌고, 두 번째 서브는 안정된 리시브를 자랑하는 OK금융그룹의 리베로 조국기조차 손도 뻗을 수 없는 공이었다.

 

마테이의 연이은 서브득점으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우리카드는 14-13에서 마테이의 후위공격으로 이날 경기를 세트 스코어 3-2(25-21 21-25 25-19 28-30 15-13) 승리로 끝냈다.

 

마테이는 블로킹 4개, 서브득점 2개 포함 42점(공격 성공률 55.38%)을 퍼부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레오도 블로킹 3개 포함 38점(공격 성공률 64.10%)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날 경기 전까지 당한 3패 중 2패를 OK금융그룹에, 그것도 0-3 연속 셧아웃 완패를 당했던 우리카드는 이날 승리로 천적관계를 청산했다. 승점 2를 챙기며 승점 27이 된 우리카드는 대한항공과의 격차를 벌림과 동시에 남자부에서 가장 먼저 10승(3패) 고지에 선착했다. 반면 승점 1을 쌓은 OK금융그룹은 승점 22(8승5패)가 되며 삼성화재(승점 21, 8승4패)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경기 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마테이는 서브를 보고 뽑은 선수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장점을 잘 발휘해줬다”고 마테이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