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에 등장한 자신을 사칭하는 계정에 화들짝 놀라며 ‘팔로워(페이스북 이웃)’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저는 이런 계정을 만든 적이 없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과 똑같은 계정의 캡처 이미지를 게재했다. 이어 “페이스북 친구 여러분 속지 말라”며 “이런 사이비 계정을 만든 사람은 즉각 폐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 이름에 영어 ‘official(공식적인)’을 달아 마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공식 계정으로 착각하게끔 만든 이 페이지에는 4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디케의 눈물 북콘서트’의 안내 이미지를 지난 1일 게재한 것을 끝으로 더 이상의 글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 계정은 4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여전히 활성화되어 있다.
조 전 장관의 학력이나 과거 청와대 근무 이력이 프로필에 나와 있지 않은 터라 평소 조 전 장관의 SNS를 자주 본다면 이 계정이 가짜라는 것을 금세 눈치를 챌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SNS에 익숙하지 않으면 현재 조 전 장관의 SNS와 똑같은 프로필 사진을 쓰는 이유 등에서 조 전 장관 계정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벌어지는 유명인 사칭 계정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운영 주체인 메타의 대응은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7월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프로필과 게시물 등에 자신의 사진을 도용해 올려두는 사칭 사이트들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그때마다 일일이 계정이 도용됐음을 신고하면 메타 측이 ‘커뮤니티 규정 위반 사실이 없어 삭제하지 않겠다’고 답변한다고 SNS에서 비판했다. 지난 10월에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자신을 사칭해 주식 리딩방을 광고하는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사인 메타에 신고했지만, 규정 위반이 아니라서 삭제할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피해 사례가 거듭 발생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자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메타에 여러 차례 시정 요구를 했지만, 메타는 규정을 위반하는 사칭 계정을 늘 단속하고 있으며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메타 플랫폼의 유명인 사칭 사기와 회사의 소극적인 대응은 문제로 지적된다.
호주 자원개발 기업 핸콕의 지나 라인하트 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편지를 써 자신을 사칭하는 거짓 광고가 만연한데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방관한다고 항의했고, 호주의 기업인 앤드루 포레스트와 유명 방송인 데이비드 코크도 자신을 사칭한 가짜 광고가 퍼지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메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