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다크히어로물 … 시즌2로 이어가길 기대”

‘비질란테’ 광역수사대 팀장 조헌 열연한 유지태

법망 피한 범죄자 사적 제재 액션 스릴러
비질란테 쫓는 조헌, 힘 상징하는 캐릭터
“선도, 악도 아닌 인물 입체적 연기에 노력
킥복싱·주짓수 배우고 몸무게 20㎏ 늘려”
“새로운 캐릭터 도전 앞으로도 계속할 것”

차기작 티빙 ‘빌런즈’… OTT서 종횡무진
“OTT가 침체된 영화 부활의 역할해야”

“‘다크히어로’라고 하면 ‘배트맨’을 떠올리는데, 한국에서 독자적인 히어로물이 나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늘을 날아다니는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히어로가 아닌,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는 히어로들이 만들어지길 바랐죠. 그런 면에서 ‘비질란테’는 딱 맞았죠. 시즌2로, 프랜차이즈화(시리즈·연작)돼서 더 해보고 싶어요.”

유지태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 종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비질란테’는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자경단)로 살아가는 김지용(남주혁)과 그를 둘러싼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스릴러다. 유지태는 극 중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조헌을 연기했다.

김지용이 법망을 피한 사람들에게 죄를 물으면서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받지만, 법이 아닌 개인의 힘에 의한 ‘사적 제재’라는 불법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조헌은 김지용을 범죄자로 여기고 뒤쫓는다. 하지만 그 또한 범죄자의 인권에 대한 존중 없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단호하게 처리하는 인물. 오히려 김지용보다 ‘악’일 때도 있다. 반면 경찰이라는 자신의 정의 안에서는 누구보다 ‘선’이다.

웹툰 원작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비질란테’에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조헌을 연기한 유지태는 지난 1일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조헌은 선도 악도 아닌 현실적인 캐릭터로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 있었다”며 “한국판 다크히어로물인 ‘비질란테’의 시즌2를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러한 오묘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유지태는 “자신만의 소신과 가치관이 결합한 캐릭터로, 정의에 대한 가치관을 먼저 구축하려 했다”며 “(조헌은) 현실감이 있기 때문에 더 깊이 있게 이야기할 거리가 많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입체적으로 그려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헌은 중의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어요. 완전히 선한 역도 아니고 완전히 악한 역도 아니고, 나빠 보이는데 좋은, 좋아 보이는데 나쁜 역이죠. 배우는 캐릭터를 완성도 있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더욱이 그 캐릭터가 우리가 살면서 느꼈던 희로애락을 담은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면 더욱 빠져들죠.”

그러면서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조커’를 언급했다. “사람들이 ‘조커’를 좋아했던 이유는 사람 같아서입니다. 공감이 가고, 저 사람의 내면을 같이 느낄 수 있어서죠. 그처럼 사람의 내면을 조명했던 히어로물은 없었어요. ‘비질란테’는 이런 것들을 다 갖춘 인물들이 출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많지요.”

조헌은 드라마에서 ‘힘’을 상징하는 캐릭터다. 원작 웹툰에서는 2m 이상의 키에 손가락으로 동전을 구부리며 차를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의 괴력을 가지고 있다. 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무술 또한 뛰어나다.

그런 조헌을 연기하기 위해 유지태는 “킥복싱, 주짓수 등 실제 다양한 무술을 배워 왔다”며 “몸 전체의 형태가 좋아지는 크로스핏 위주 운동을 오랫동안 했는데, 보디빌딩식 운동도 병행해 몸집을 키웠다. 몸무게도 15∼20㎏ 늘렸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촬영 이후 “5∼6㎏ 정도 체중이 줄었다”고 말했던 유지태이지만 실제 이날 그는 187㎝ 큰 키에 넓은 어깨 등으로 여전히 ‘힘’이 느껴졌다.

유지태는 전작인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 이번 ‘비질란테’, 그리고 차기작인 티빙 ‘빌런즈’까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맹활약 중이다. 반면 영화는 2019년 ‘이타미 준의 바다’, ‘돈’ 이후 없다. 이에 관해 묻자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 현장이 죽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OTT가 그 역할(영화 부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처럼 시리즈물로 인기를 얻은 콘텐츠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다양한 형태의 도전이 있어야 합니다. 영화는 뛰어난 퀄리티(품질)와 디테일(세밀함), 미장센(시각요소)이 장점이니까, 그런 요구가 있으면 (드라마에서) 영화로 만들어질 겁니다. 그리고 다양성을 위해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이 더 활성화돼야 합니다.”

조헌을 연기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한 유지태는 “앞으로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도전하면 좋겠고, 좋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독자적인 다크히어로물인 ‘비질란테’가 더 이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시즌2를 이어갈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도 영예로운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