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11~17일 총파업 찬반투표… 17일엔 총궐기대회

17일까지… 전 회원 찬반 물어
통과돼도 파업 가능성은 작아
17일 총궐기대회… 철야시위도

복지부 “파업 매뉴얼따라 대응
협의체 통해 대화 이어갈 것”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결국 총파업 투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투표로 곧바로 파업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작지만 정부는 진료 공백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4일 의협에 따르면 전날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고,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전 회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돌입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총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예고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의협은 당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비대위를 꾸려 본격 대응하는 것은 물론 총파업 찬반투표 등 강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관계자 등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다만 이번 투표에서 찬성표가 더 많더라도 곧바로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의협 관계자는 “우선 총파업에 앞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대 증원을 계속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우리(의협)와 대화할 때는 의대 증원을 같이 논의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자리에서는 이미 증원이 확정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전날 회의에서 찬반투표 마지막날인 17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집회신고 등의 문제로 장소와 시간은 아직 미정이다. 의협은 이번주 중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철야시위를 벌이기 위한 일정도 조정 중이다.

 

의협은 비대위 명칭을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범대위)로 변경하기도 했다. 범대위 위원장은 이필수 의협회장이 맡고,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을 지휘했던 최대집 전 의사협회장이 투쟁분과위원장을 맡는다. 이 회장은 “범대위는 강경투쟁을 정책 기조로 표방할 것”이라며 “정부가 9·4 의정합의를 파기하고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범대위를 중심으로 전국 14만 의사들은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가칭)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복지부는 이날 의협의 총파업 투표 방침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협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원칙을 재자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협이 파업 위협을 할 때마다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 대응의 주안점은 환자를 포함한 국민의 안전이기 때문에 실제 파업까지 이어질 경우 그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보건의료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 대응하게 된다. 매뉴얼은 파업 참여 의료인의 수 등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지난 6∼7월 보건의료노조 파업 당시 정부는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상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