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여성 찌르고 가방 훔친 30대男 구속…“코인 투자 실패해서”

구로구 주택가 배회하며 여성들 흉기 위협
강도상해,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영장 발부
지난 1일 오후 10시쯤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주택가에서 흉기를 소지한 30대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 SBS 보도화면 갈무리

 

늦은 밤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처음 본 여성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며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전날 강도상해 및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창을 신청했고,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10시쯤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주택가를 걸어가던 여성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휴대전화와 핸드백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흰색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B씨를 뒤따르다가 갑자기 돌진해 몸싸움을 벌였다. A씨는 B씨를 CCTV가 보이지 않는 주차장 쪽으로 끌고 갔고 약 5분 뒤 다시 모습을 나타낸 B씨가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던지고 달아나자 A씨가 뒤를 쫓았다.

 

A씨에게 허벅지 등을 흉기로 찔린 B씨는 인근 상점으로 도망친 뒤 경찰 신고를 요청했다. 다행히 B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이 30대 남성에게 소지품을 빼앗긴 뒤 입고 있던 패딩을 벗어 던지고 달아나는 모습.

 

A씨는 2시간 뒤 범행 장소 근처에서 또 다른 여성 C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소지품을 갈취하려 했다. 하지만 C씨의 도망에 두 번째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C씨의 신고로 경찰은 2일 오전 12시30분쯤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범행 장소 주변을 배회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회사원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수억원대 손실을 봐 돈이 필요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 상당 부분은 지인과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전 흉기를 구매했는데, 행인을 위협해 돈을 송금하게 하려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계획 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