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성적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한 경찰관에게 내려진 정직 처분은 마땅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행정 1부(김선희 부장판사)는 A씨가 강원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도내 한 파출소에서 팀장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21년 5∼6월 부하 직원 B씨에게 “‘아리랑’ 가사에 음담패설이 많다”며 성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가사를 입에 담았다.
비슷한 시기 B씨에게 "너 같은 애가 술집에서 일해야 손님이 많을 텐데"라고 발언하고, 같은해 10월 피의자 신체수색과 관련한 대화 중 여성 나체 목격 사례를 자랑하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이 일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A씨는 소청심사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강원경찰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법정에서 "B씨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므로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를 한 것이 아니다"라거나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설령 A씨가 주장하는 경위대로 이뤄진 발언이라 하더라도 업무수행 중에 이뤄졌고, 그 내용이 성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등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발언이라고 판단했다.
술집 발언 역시 그 자체만으로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B씨를 유흥주점 여성 접대부와 동일시하는 것을 전제로 한 발언이기에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봤다.
여성 피의자 몸수색과 관련한 발언은 당시 함께 있었던 동료 경찰관들의 진술과 B씨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 등을 근거로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정직 1개월 처분은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비록 개개의 행위들은 가볍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들이 여러 차례 행해진 점 등을 고려하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에 해당하고, 정직 1개월은 징계 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처분기준에 부합한다"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