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그룹 인사를 앞두고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세대교체를 시사했다.
최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의 샐러맨더 리조트에서 열린 ‘2023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기조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경영진에도, 또 젊은 경영자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당연한 것”이라며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고, 결과를 한 번 지켜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그룹 변화에 대한 질문에 “지금 거기에 대해 제가 설명해 드릴 얘기는 아닌 것 같다”며 “발표되고 나면 해석과 이야기가 나오고 저희 내부에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계에선 SK그룹 인사에서 지난 7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60대 부회장단 교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 회장은 최근 도쿄포럼에서 언급한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유럽연합(EU)과 같은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협력체로 발전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관계의 새 시대, 그리고 한·미·일 3자협력’을 주제로 한 첫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은 그동안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많은 혜택을 누려왔으나 지금은 그 혜택이 사라지고 있으며, 큰 시장이었던 중국은 이제 강력한 경쟁자로 바뀌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야말로 이를 타개할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EU도 처음에는 프랑스와 독일이 철강과 석탄 같은 산업에서의 경제연합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면서 “한국과 일본도 에너지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많은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강력한 경제동맹을 맺어 큰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돼 결국은 북한문제 등 동북아 전체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