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연구원장 “소아과 오픈런? 브런치타임 즐기려는 엄마들 아침시간에 몰리기도”

“저출산 때문에 의원 유지 어렵고, 직장인 엄마들 많아져서 아침에 몰리는 현상…”
우봉식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 연합뉴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이 ‘소아과 오픈런’ 등 필수의료 공백에 따른 문제점에 반론을 제기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 원장은 최근 발간한 의협 계간 <의료정책포럼>에 ‘필수의료 위기와 의대정원’을 주제로 한 시론을 올렸다.

 

우 원장은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과 오픈런’ 등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라는 잘못된 처방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아과 오픈런’ 현상에 대해 “저출산으로 소아 인구가 줄면서 의원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게다가 젊은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진료가 마음에 안 들면 맘카페 등에 악의적 소문을 퍼뜨려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아졌고, 직장인 엄마들이 늘면서 아침 시간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우 원장은 특히 “더러 젊은 엄마들이 일찍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다”면서 “소아과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의 경우도 과거 우리나라에 응급환자 분류·후송을 담당하는 ‘1339 응급콜’(2013년 6월 폐지)이 법 개정에 따라 119로 통폐합되면서 생긴 일이라고 정부 탓을 했다.

 

우 원장은 “법 개정 이후 전문성이 없는 소방대원이 응급환자를 대형병원으로만 보내니 경증 환자가 응급실 내원 환자의 90% 가까이 차지하게 됐고, 이 때문에 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뺑뺑이’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이라고 말했다.

 

우 원장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의사 진료 보기가 가장 쉬운 나라”라고 주장했다.

 

외래 진료 한 번 하려면 수주간 대기하는 선진국들과 달리 10분 이내 동네의원에서 전문의 진료를 자유롭게 받을 수 있고, 선진국들이 다 겪는 수술 대기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의사 소득이 ‘OECD 1위’라는 집계는 ‘가짜뉴스’라며 “우리나라는 전문의의 경우 구매력(PPP)을 적용하면 봉직의 기준 OECD 31개국 중 2위, 개원의 기준 11개국 중 3위지만, 환율(USD)을 적용하면 봉직의 8위, 개원의 6위로 중위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 소득 논란의 밑바탕에는 ‘가진 자에 대한 증오’를 동력으로 하는 계급 투쟁적 이념이 담겨 있다. 이런 식으로 의사 죽이기에 나서면 어떻게 되는지는 문화혁명 이후 중국 의료 붕괴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