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재명 대표님의 큰 그릇”…이낙연 출당 청원 삭제에 李 띄우는 지지자들

‘당의 분란 만든다’ 이낙연 출당 촉구 청원…이틀 만에 삭제
‘왜 삭제했나’ 묻는 이들…‘이낙연 받아주는 게 현명하다’는 반응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의 무기한 단식 투쟁 11일차이던 지난 9월10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이 대표의 투쟁 천막을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당 촉구 청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시에 따라 삭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지지층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생겨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수박이라는 이 전 대표 등 ‘비이재명계’ 비하 표현에 가세한 이들이 많은 것과 무관치 않은데, 며칠 만에 사라진 출당 청원에 삭제 조치를 비판하는 이도 있지만 ‘이재명의 큰 그릇’이라며 옳은 결정이라는 반응도 눈에 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청원이 내부 통합에 상당히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전 대표 출당 촉구 청원 배경에 이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게시글이 올라오고 이틀이나 지나서야 삭제된 데 대해서는 “당내 절차가 있기 때문에 바로 내리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부연해 당이 해당 글을 알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청원시스템인 국민응답센터에 올린 청원글에서 A씨는 “77.7% 당원이 뽑은 이 대표를 (통해) 민주당 당원은 총선을 치르길 원한다”며 “힘을 모아 통합해야 할 때, 또다시 분란을 일으키는 이 전 대표를 당원으로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이 전 대표의 출당 조치를 당에 촉구했다. 이 청원은 삭제 전까지 2만여명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리당원 2만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은 지도부에 보고되고 5만명을 넘기면 지도부가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하니, 비록 삭제됐지만 이 전 대표 출당 촉구 청원을 지도부가 받아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5일 오후 올라온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던 글도 청원 삭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국민 판단을 받는 게 정치”라며, “상대 의견을 과민하게 반응할 게 아니라 자신의 반론을 자유롭게 말하며 민주적 토론을 만들어 가는 것이 민주당다운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생 회복에 집중할 수 있게 당력을 총집중하자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 지지자 등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수박’이라 부르며 이 전 대표를 달갑지 않게 여겨온 터라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한 지지자는 ‘왜 삭제됐느냐’며 황당해했고, 다른 지지자는 ‘마음 떠난 사람을 왜 굳이 붙잡으려 하느냐’고 물었다. 반면에 일부는 ‘나라면 함께 못할 것 같은데 역시 이재명 대표에게 큰 그릇이 있다는 게 증명됐다’, ‘오히려 이낙연을 받아주는 게 현명한 판단인 것 같다’ 등 청원 삭제를 반겼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느냐”며 해당 청원에 대해 덤덤하게 말했었다. 그는 ‘혹시 몰아내주기를 바라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바라기야 하겠냐”면서도,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 한다”는 말로 이러한 일조차 모두 민주주의라는 취지로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