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그룹 사장단에 있는 오너 경영인들은 임원에서 사장까지 승진하는 데 10년이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가 지날수록 승진 나이나 속도가 빨라지면서 ‘젊은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재계에선 총수 일가들이 세대교체 준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자산순위 100대 그룹에 재직 중인 오너 일가 827명 중 현직 사장·부회장·회장인 199명의 이력을 추적해 5일 발표했다.
임원 승진 나이와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창업 3·4세들의 초임 임원 나이는 평균 32.8세로 2세들보다 2년 어렸고, 입사부터 임원 승진까지 걸린 기간도 4.1년으로 2세 대비 0.6년 빨랐다.
사장이 되는 나이도 젊어졌다. 2세의 초임 사장 나이는 평균 42.6세였지만, 3·4세들은 41.2세였다. 사장에서 부회장까지 걸린 기간은 4.8년으로 2세(6.5년)보다 1.7년 적었다.
올 연말 인사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재계는 3·4세를 경영 전면에 배치해 기존 전문경영인 체제를 ‘오너가 책임 경영’으로 전환하겠다는 분위기다.
현대가 3세인 정기선(41) HD현대 부회장은 2021년 사장에 오른 지 2년여 만인 이달 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금호가 3세 박세창(48) 금호건설 부회장, 코오롱가 4세 이규호(39) ㈜코오롱 부회장도 최근 인사에서 승진했다.
GS그룹은 창립 이후 최대 규모였던 이번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철근 누락 사태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GS건설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44)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100대 그룹 사장단에서 최연소 사장은 김동원(38)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최연소 부회장은 ㈜코오롱 이 부회장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