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이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유행 우려’

질병청, 긴급 전문가 자문회의
“환자 증가 대비가 필요한 상황”

최근 국내에서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호흡기 감염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이 유행하자 방역 당국이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6일 충북 청주 질병청 긴급상황센터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국내 발생 현황과 대응 계획 등을 논의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내에서 (지난) 9월 이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기타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져 환자 증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 청장은 다만 “(환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동기간 대비 절반 수준”이라면서 “치명률이 낮고 치료법이 알려진 흔한 폐렴이기 때문에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6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 긴급상황센터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병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청이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218곳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표본감시 결과를 보면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 최근 4주간 입원 환자 수는 1.6배 증가했고 12세 이하 소아 연령층(1~6세 37.0%, 7~12세 46.7%)이 주로 감염됐다. 11월 넷째 주(11월19~25일) 기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 수는 270명으로 2019년 동기간(544명)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쓰면 증상이 나아지는데 내성률이 높아져 의료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박영아 이대서울병원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최근 입원한 소아 사이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비율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주로 비말·접촉으로 감염되는 4급 법정 감염병이다. 길게는 4주 정도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20일가량 지속된다. 대부분 경미한 증상에 그치지만 증상이 악화하면 폐렴, 폐기종, 기관지확장증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