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도 쉬어도 피곤하다면…‘만성피로증후군’ 환자, 뇌 여러 영역서 이상 소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만성피로증후군’이 뇌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 대전대학교에 따르면, 한의과대학·대전한방병원 이진석·손창규 교수와 일본 국립 신경정신연구센터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만성피로증후군(ME/CFS) 환자에게서 보이는 뇌 영역별 특징과 뇌 염증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만성피로증후군 환자 1529명(남자 277명·여자 1252명)과 일반인 1715명(남자 469명·여자 1246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뇌 검사(MRI, MRS, PET, EEG 등)를 한 65개의 임상연구를 토대로 인구학적 특성과 뇌 병변 영역 및 병태생리학적 특성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뇌 여러 부분에서 이상 상태가 발견됐다. 전두엽에서는 뇌의 구조적인 변화와 함께 비이상적인 신호 전달이 흔하게 나타났다. 

 

뇌 대사물질과 뇌파를 통해 뇌 염증 소견을 도출해 낼 수 있었고, 뇌섬엽(대뇌 반구에서 가쪽 고랑 깊은 곳에 묻혀 있는 대뇌의 겉질 부분)과 시상영역의 활성화도 저하돼 있었다.

 

연구팀은 뇌 이상 상태가 극심한 피로감을 유발하고 나아가 인지장애, 수면장애, 기립성조절장애 등을 일으킨다고 봤다. 기립성조절장애는 오래 눕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뇌와 심장 등 혈류가 감소해 현기증, 구토, 두근거림, 의식소실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진석·손창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피로증후군 질환에 대한 원인과 증세 사이의 연관성을 더 자세히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자가면역 논평’(Autoimmunity Reviews)에 게재됐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뇌 병변 영역과 병태생리학적 특성. 대전대학교 제공

 

한편, 만성피로증후군은 단순 만성피로와 달리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원인으로 극도의 피로감, 수면 후 불쾌감, 가벼운 활동 후 활력 고갈, 인지 및 집중력 저하, 머리에 안개 낀 것과 같은 ‘브레인 포그’ 증상을 호소하게 한다.

 

국내에서만 매년 2만5000명 정도의 새로운 환자가 진단받는 질환이지만 정확한 원인과 병태가 불분명하고 공인된 치료법이 없어 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