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94세 ‘기부 천사’…봉투엔 서툰 글씨로 “부모 없는 아이들 위해 써주세요”

익명의 94세 할머니가 손글씨 메모와 함께 100만원을 기탁해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7일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회장 권영규)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100만 원을 기탁한 얼굴 없는 기부 천사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부자가 건넨 흰 봉투에는 서툰 글씨로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주세요. 우리 손자, 손녀 사남매 중고 때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약소하지만 저는 94세”라고 적혀있었다.

 

그는 서울 관악구 대한적십자사 남부봉사관을 직접 방문해 현금 100만원이 든 편지 봉투를 봉사관장에게 건네고는 신원을 밝히지 않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적십자사 서울지사 남부봉사관 직원은 “할머니께서 갑작스레 사무실을 찾아오셔서 처음에는 적십자의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해결해드려야 할 민원이 있는 줄 알았다”며 “직원들에게 전달하면 소중한 기부금이 잘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책임자인 봉사관장에게 직접 전달하신 것 같다. 온정을 전해주신 기부자님께 감사드리며, 꼭 필요한 곳에 올곧게 지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할머니의 기부금 100만 원은 아동복지시설 퇴소 후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위기가정 아동·청소년에 생계, 주거비를 전달하는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