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18세기 궁중 서화를 다룬 특별전 ‘탕탕평평(蕩蕩平平)-글과 그림의 힘’을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8일 개막하는 전시는 영조와 정조가 쓴 어필(御筆)을 비롯해 국보 1건, 보물 11건 등 총 54건 88점의 유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두 왕이 싸움이나 논쟁에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세상인 탕평을 이루고자 글과 그림을 활용한 방법에 주목한다. 문신 송인명, 박사수 등이 1728년 이인좌의 난을 진압한 뒤 관련 자료를 모아 펴낸 ‘감란록’은 반란의 근본 원인을 붕당으로 돌린 점이 눈에 띈다. 박물관 관계자는 “자신의 국정 운영 방침을 널리 알리고자 서적을 간행한 일은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화가 김두량이 그린 ‘삽살개’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털이 복슬복슬한 삽살개가 고개를 들고 사납게 짖고 있는 그림 옆에는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네가 맡은 임무이거늘 어찌하여 길에서 대낮에 이렇게 짖고 있느냐(柴門夜直 是爾之任 如何途上 晝亦若此)”라는 탕평을 따르지 않는 신하들을 향한 영조의 날 선 비판이 담긴 시구가 적혀 있다. 그동안 책이나 자료로 소개되었던 그림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